좋은 글(펌) & 시

백치 슬픔 / 신달자

유나1 2007. 12. 6. 19:21

          백치 슬픔 /신달자

          사랑하면서
          슬픔을 배웠다.

          사랑하는 그 순간부터
          사랑보다 더 크게
          내 안에 자리잡은
          슬픔을 배웠다.

          사랑은
          늘 모자라는 식량
          사랑은
          늘 타는 목마름

          슬픔은 구름처럼 몰려와
          드디어 온몸을 적시는
          아픈 비로 적시나니

          사랑은 남고
          슬픔은 떠나라

          사랑해도
          사랑하지 않아도
          떠나지 않는 슬픔아
          이 백치 슬픔아

          잠들지도 않고
          꿈의 끝까지 따라와
          외로운 잠을 울먹이게 하는
          이 한덩이
          백치 슬픔아
          나는 너와 이별하고 싶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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