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꼭 잡는 당신 손 / 이병주

유나1 2008. 3. 28. 21:25
     
    꼭 잡는 당신 손 / 이병주
    여명이 오기 전에 
    달그림자 앞세우고
    인적 없는 약수터길
    물 받으려 가는 중년 부부
    내품는 숨소리에 
    풀벌레 잠 깰까봐
    서로 말없이 산을 올라도
    당신 마음 내 마음
    내 마음 당신 마음
    서로 서로 엉키어서
    세월의 무게와 비례 되어 
    쳐져 가는 젊음의 끝
    홀연히 몸부림치면서
    뚝뚝 떨어지는 약수 받아 지고 올 때
    잊지 않는 것은 
    꼭 잡는 당신 손입니다!